[인터뷰]“문화원장은 지역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야 합니다”
[인터뷰]“문화원장은 지역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야 합니다”
  • 최유진 본부장
  • 승인 2018.10.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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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고양파주] 우관제 파주문화원장은 1947년 탄현면 만우리에서 나고 자랐다. 한국전쟁을 맞은 4살 때에는 탄현면 축현리로 피난했다가 다시 만우리로 돌아와 초등학교 시기를 보냈다. 집안은 여느 집처럼 가난했다. 우 원장의 아버지는 소작농으로 힘겹게 가족의 생계를 꾸렸다.

“천석꾼이 되어야지.” 어린 우 원장이 마음속으로 되뇌던 말이었다. 하지만 장성한 우 관장의 행보는 그의 의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열렸다. 당시 파주지역의 가장 큰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를 창설했다. 이후 탄현농협 이사, 민자당 탄현협의회장, 단양 우씨 정평공파 종회장, 성균관 유도회 중앙위원, 파주시의원(1998년), 단양우씨대종회장, 파주문화원 이사·감사·부원장·원장 직을 수행했다.

우관제 파주문화원장이 밝게 웃으며 문화원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관제 파주문화원장이 밝게 웃으며 문화원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파주문화원과의 인연은 원장에 재임되면서 18년째다. “문화원장은 지역에서 모범을 보이는 주민의 정신적 지주라고 생각해요”라는 우 원장은 올해 72세로 부단한 행군 속 수많은 직함을 뒤로하고 지역의 어르신으로 존경받아 왔다. 파주시는 그에게 지난해 ‘파주시 문화상’을 안겼다.

파주시 문화상은 파주 향토문화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큰 시민을 추천받아 선정하는 상이다. 우 원장은 수상의 기억을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문화원에서의 20년에 가까운 활동이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MGP : 문화원은 지역의 정신적 구심점이라고 했다. 문화원의 형성 과정과 주요한 활동은.

우관제 원장(우 원장) : 지역문화원은 지역정체성과 공동체의식을 확립한다. 이를 담당하는 지방문화원은 50년대부터 자생적으로 생겨나 60년대 지방문화사업조성법(1965)이 제정되며 정부의 지원을 받기 시작했다. 90년대 이후 문화발전과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역할이 강화되었다.

지방문화원은 지방문화원진흥법(1994)에 의해 설립된 비영리특수법인이다. 전국에 230개(2018)의 문화원이 운영되고 있다. 지방문화원은 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지역문화 사업을 수행하는 공익단체다. 지역문화의 구심체이자 소규모 지역문화복합공간이다.

지방문화원은 지역주민에게 문화예술교육, 문화행사를 충분하게 향유할 수 있게 하는 사회교육기관이다. 더불어 문화예술 교육사업, 지역문화 발굴 및 보존, 문화행사의 주최 등 지역문화 진흥을 위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MGP : 주요 축제와 문화 행사가 궁금하다.

우 원장 : ‘율곡문화제’, ‘방촌문화제’, ‘장단콩축제’, ‘개성인삼축제’다. 귀에 익은 지역축제들일 것이다. 역사적인 인물이나 유적, 특산물 주제의 축제와 문화예술행사는 ‘문화복지’와 ‘지역활성화’, 두 가지 관점에서 진행되어 왔다.

지역활성화 차원에서 진행하는 파주시의 대표적인 축제인 이들 중에서 파주문화원이 일 년 중 가장 공들이는 문화행사인 율곡문화제는 2억6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큰 지역축제다.

이외에 파주문화원은 지역 고유문화와 향토사의 계발·보존·전승 및 지역문화에 관한 사회교육에도 집중하고 있다. 파주 이이유적, 반구정 등 주요 문화유산 위탁관리와 역사문화 유적탐방으로 지역민은 물론 관광객을 위한 참여와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다양한 전통문화 관련 공모사업도 진행해 빈응이 뜨겁다.

제31회 율곡문화제 개막식전 모습이다. 장중한 분위기로 방문객을 압도한다.
제31회 율곡문화제 개막식전 모습이다. 장중한 분위기로 방문객을 압도한다.

MGP : 남북통일시대를 앞두고 파주문화원도 집중하는 사업이 있을 것 같다.

우 원장 : 파주시는 2007년 개성시를 바라보며 '고려역사관'과 '고려통일대전'을 준공했다. 통일의 염원이 담겨있다. 이후 추가 경비는 ‘고려역사선양회’가 특별 교부금으로 모금이 지속되었다. 아직 완공되려면 5~60억원의 예산이 더 필요하다.

민족 전통 정신문화 육성을 위해 1994년 설립된 '고려역사선양회'는 고려시대 민족문화유산의 전승과 성충위공 제현의 덕업선양과 현창사업, 학술강연회를 진행한다. 이곳에서 부총재를 역임했으며 전례위원으로 있다.

우 관장이 고려통일대전에서 제례를 진행하고 있다.
우 관장이 고려통일대전에서 제례를 진행하고 있다.

MGP : 고려를 특별히 중시하는 이유가 있나. 

우 원장 : 외세 개입 없이 후삼국을 통일한 고려의 융화정책은 오늘날 우리민족이 계승해야하는 통일 정신이다. 또한 ‘성씨제도’가 고려 시대에 확립되었다. 개인의 뿌리이자 정체성의 근원인 조상을 기억해 공경하는 가치를 문화원에서는 중요하게 생각한다. 현재 비혼 1인 가족 상황이 안타깝다.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에 있는 '고려역사관'과 '고려통일대전'에서는 고려의 34대 성왕과 충신·공신 265명의 덕업을 선양하는 제례를 개최하고, 민족정신 선양사업도 진행한다.

MGP : 발굴된 유적의 개발 지원도 하고 있다.

우 원장 : 그렇다. 우선 ‘의마총’과 ‘혜음원지’가 있다. 국내 유일하게 왕이 직접 이름을 정한 말의 비석이 파주시 광탄면 발랑리 183번지에 있다. 바로 의마총(義馬塚)이다. 이 말의 주인은 이유길(1576∼1619) 장군으로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따라 19세에 출정해 무인이 되었다. 이 비석은 이 장군이 전장에서 죽음을 예측하고 집으로 돌려보내자 3일간을 달려 장군의 집에 도달해 장군의 죽음을 알린 직후 죽음을 맞이한 충성스러운 말을 기리고 있다.

광탄면에 의마총 유적지 현장 모습니다. 우 관장(왼쪽)이 현장을 답사하고 있다.
광탄면에 의마총 유적지 현장 모습. 우 관장(사진 왼쪽)이 현장을 답사하고 있다.

이 유적의 교훈은 ‘효’와 ‘충’, ‘의’로 불 수 있는 데 연안 이씨 종중에서 파주시에 향토문화유산 지정을 신청 중인데 파주문화원이 지원하고 있다.

혜음원(惠蔭院)은 고려 예종 때 남경과 개성을 통행하는 관료와 백성의 안전을 위해 건립된 국립 숙박시설이다. 고려와 조선시대에 중요한 교통로로 이용되었던 혜음령에서 명칭이 유래됐다. 인종 이후에는 왕이 숙박하는 행궁이었다.

1999년 주민의 제보에 의해 혜음원 기와가 발견되면서 2001년 이후 지속적인 발굴조사가 진행됐다. 건물지, 연못지, 배수로 등의 유구와 금동여래상, 기와류 등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다. 고려 시대 각 계층의 생활양식을 가늠할 수 있다.

혜음원지는 전체 규모가 동서 104m, 남북 106m로 9개의 단층으로 이루어진 경사지에 27개의 건물지다. 지난달 복원에 대한 학술 세미나가 진행되었다.

MGP : 지방문화원 관련 특별히 제언할 사항은 없나. 

우 원장 : 유네스코는 20세기가 과학기술의 시대라면, 21세기는 문화의 시대가 될 것으로 예견했었다. 이는 적중했다. 지금 사회는 문화적 창의성이 개인과 국가, 지역사회의 중심 가치로 부상해 문화가 개인생활의 중심, 사회발전의 원동력으로 중앙과 지방정부의 핵심가치가 되어 도시재생뉴딜 정책에도 부분 활용되는 것으로 안다.

같은 맥락으로 지방에서 문화진흥 사업의 중심인 지방문화원은 지역실정에 맞는 문화사업을 집행해야한다. 다수의 문화원이 기획하거나 공모한 사업의 실패가 빈번한 까닭이다. 또한 주민의 문화수요와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문화예술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문화·예술에 대한 정보제공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방문화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역문화단체가 네트워크화 되어야만 한다. 전통만 중시하다 자칫 신세대와의 교류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대에 맞는 지속발전 가능한 문화사업이 진행되려면 말이다. 또한 향토문화를 보존하고 지역문화의 구심체로서 지역의 기대감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재정, 단독 원사 건립 등 시설 지원 개선도 필요하다.

인터뷰 끝에 우 원장은 미디어고양파주 2주년 축하 덕담도 전했다. “시민이 모르는 것을 가감 없이, 가식 없이 제대로 전달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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