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회사의 배려가 아닌 '인권'
육아휴직, 회사의 배려가 아닌 '인권'
  • 고양시여성근로자복지센터
  • 승인 2019.03.0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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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고양파주] 1908년 3월 8일, 공항에 의한 경기침체로 생활고에 허덕이던 미국 섬유여성노동자 수 만 명이 뉴욕루터거스 광장에서 빵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특히 저임금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과도한 작업량 및 위험한 작업환경 등 가혹한 노동착취를 중단할 것과 여성과 임신에 유해한 작업금지, 산전산후 8주간의 출산휴가 등 모성에 대한 보호조치들, 인간답게 살 권리를 요구했던 여성노동자들의 투쟁, 바로 이러한 힘이 세계여성의 날을 탄생시킨 것이다. 111년이 지난 지금 임신·출산·육아기 법제도 사용에 대한 우리의 현실은 “임신 사실을 알리자 축하보다는 권고사직을 당했어요!”, “육아휴직을 신청했는데 거부당했어요!”, “육아휴직 후 복직하려고 했으나 돌아오지 말래요!” 등 아직도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어둡기만 하다. 아직도 구조조정의 일 순위 대상은 워킹맘이고 비정규직은 더욱 막막한 실정이다.

경기도의 4개 여성근로자복지센터 (고양, 수원, 의정부, 안산)의 지난해 임신 출산 육아기 출산전후 휴가와 육아휴직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전체상담 4,960건 상담 중 임신·출산, 육아기 관련 상담 3,299건 (출산전후휴가 관련 1,207건, 육아휴직관련 1,900건) 노동권(임금체불 등) 822건 부당해고 87건으로 집계됐다.

최근 임신·출산, 육아기 상담 추이는 출산전후휴가 1,207건(36.5%)에 관한 상담보다는 육아휴직 관련 상담(1900건 57.5%)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다른 한편 육아휴직을 사용하고자 하는 신청자는 많지만, 육아휴직이 현실적으로 용이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육아휴직으로 인한 경력단절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임신·출산, 육아기 상담을 유형별로 보면 3,299건 중 ‘법 제도사용 불안요인상담 2,865건(79.3%)’, ‘불리한 처우 582건’ 및 ‘해고 및 사직권고 103건 (20.7%)’으로 임신·출산, 육아기 워킹맘들의 출산휴가, 육아휴직 법제도 사용 현실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임신·출산, 육아기 관련 노동권 상담사례 중 해고를 비롯한 불리한 처우에 대한 상담 요청 비중은 20.7%를 차지하고 있다.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을 신청했으나 퇴직을 조건으로 출산전후휴가만 부여하거나, 육아휴직을 신청하면 거부 또는 미리 사직서 작성을 강요하는 등이다. 굳이 사직서까지 작성하지 않더라도 육아휴직 신청서를 내는 동시에 근로조건을 저하시킴으로써 여성노동자들이 스스로 그만두게 만드는 방식이다. 조직에서 힘이 약한 근로자가 사업주를 대상으로 권리를 쟁취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육아휴직은 ‘육아퇴직’의 의미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출산을 앞둔 여성들이 직장을 떠나는 모습은 겉으로 보기엔 자발적 선택이다. 그러나 자기 스스로 걸어 나가는 겉모습 뒤에는 매우 복잡하고 거친 젠더 정치가 작용하고 있다. 워스톤(Stone) 교수는 일에 대한 열정과 아이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성들이 회사를 떠나는 장면의 뒤에는 그녀들이 사직서를 쓰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드는 성차별적 권력관계와 남성 중심적 조직문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아직도 육아휴직은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라는 의식보다 사용자나 다른 동료들의 배려나 시혜적 조치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근로자 스스로도 이러한 의식이 없으면,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자신이 다른 동료들에게 업무적으로 부담을 주는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아직도 육아휴직은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라는 의식보다 사용자나 다른 동료들의 배려나 시혜적 조치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근로자 스스로도 이러한 의식이 없으면,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자신이 다른 동료들에게 업무적으로 부담을 주는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런 풍경 뒤에는 사직 강요와 해고 압박, 폭언과 비인격적 대우, 임금 삭감 등 여러 중류의 괴롭힘과 불법적 행위가 난무하는 거친 일터의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일이 싫어서가 아니라 임신한 여성을 거부하는 조직의 분위기를 견디지 못해 떠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상담 통계에서도 알 수 있는 우리의 현실이다. 법·제도사용 불안요인에 의한 상담 요청은 79.3%로 나타났다. 불안요인에 의한 상담으로 분류하는 것은 제도자체를 문의하더라도 단순문의만이 아니라, 이미 제도사용에 대한 불안을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직 제도사용 신청 전이지만, 회사에서 거부할 것 같아, 관련 법 권리에 대해서 미리 알고 신청을 하고 싶다거나, 회사와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다거나 이미 불안요소를 상당수 내포하고 문의를 하는 것이다. 특히나 최근 육아휴직 상담이 증가한 것과 더불어 육아휴직 후 복직하고 나서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육아휴직은 허용하지만 휴직 후의 복직은 인정하지 않는 경우, 복직을 하더라도 부당한 배치전환을 하거나, 직무를 없애고 조직에서 따돌림이나 괴롭히는 방식으로 다시 사직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아직도 육아휴직은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라는 의식보다 사용자나 다른 동료들의 배려나 시혜적 조치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근로자 스스로도 이러한 의식이 없으면,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자신이 다른 동료들에게 업무적으로 부담을 주는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육아휴직이란 근로자의 권리이고 사용자나 동료들은 그 권리를 존중할 의무가 있다는 인식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여전히 육아휴직 사용자는 회사의 불편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첫째, 신청을 하는 동시에 회사와 불편한 관계가 되지 않도록 신청이 자유로워야 한다.

이에 임신출산 육아기 상담을 하는 센터들은 2016년부터 신청이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74조 제1항에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해당 휴가가 시작된 것으로 본다”라는 단서를 추가하여 근로자가 필요한 시기에 휴가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고, 무단결근이 되지 않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

또한 같은 조 제10항을 신설하여 비정규직 근로자의 출산전후휴가 또는 유·사산휴가 사용 기간만큼 계약기간이 연장되도록 하여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의 불이익을 최소화 할 수 있어야 한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에서는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신청한 경우에 사업주가 이를 허용하도록 정하고 있으나, 사업주가 명시적으로 허용 의사표시를 하지 아니하거나,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육아휴직의 시기를 변경·연기하는 방법으로 근로자의 정당한 육아휴직의 사용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사업주의 명시적인 허용 절차를 없애고 근로자가 신청한 시기에 사업주가 육아휴직을 반드시 허용하도록 함으로써 자녀의 양육을 위한 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동법 제18조 근로자가 출산전후휴가급여를 신청하면 고용노동부장관이 사업주에게 출산전후휴가급여 지급에 관한 정보를 제출하도록 함으로써 근로자의 출산전후휴가급여 신청을 용이하도록 하여야 한다.

둘째, 신청만큼이나 복귀가 자유로워야 한다.

최근의 상담경향에서도 육아휴직 후 복직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복귀가 자유로워야 신청도 자유로울 수 있다. 복직 후의 불이익 문제가 이미 눈에 보이는 상황이라면 신청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복직 후 불이익을 방치하게 되면 결국 복귀자들은 사직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고, 경력단절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정책과 기업 및 개인의 인식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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