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아줌마의 뉴저지 손녀 육아일기⑪]인스타그램 속 만남에서 시작된 인연
[고양아줌마의 뉴저지 손녀 육아일기⑪]인스타그램 속 만남에서 시작된 인연
  • 유기정 시민기자
  • 승인 2019.05.0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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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고양파주] 어느새 4월 12일이다. 2달째인 60일 기념으로 보라에게 인증샷을 찍어 주려고 옷을 찾아 입혀보았다. 그런데 언제 입히나 싶게 커보였던 옷들이 이제 딱 맞는 것이 아닌가. 보라가 그새 많이 자랐던 것이다. 보라의 손싸개를 빼내니 옷소매에 딱 맞는 것이 신기했다. 

벚꽃페스티벌에 함께 나들이
벚꽃페스티벌에 함께 나들이

주말엔 이틀 동안 벚꽃구경을 나갔다 왔다. 토요일엔 Branch Brook Park에서 ‘2019 Cherry Blossom Festival’을 보기위해 찾아갔다. 엄청 크고 많은 벚나무들이 활짝 꽃을 피워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벚나무 아래 자리를 펴고 앉아 우리는 간식을 먹고 보라에게도 먹였다. 그리고 천천히 산책을 하며 공원이 크고 작은 나무들을 구경했다. 푸르른 잔디 위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이 5000그루가 넘는다고 했다.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사람들이 가족 혹은 연인으로 끼리끼리 꽃구경을 하며 사진을 찍는 모습은 국내와 다름없었다. 그런데 여의도 벚꽃놀이처럼 차가 지나가는 아스팔트와 보도 위를 구분 없이 몰려다니는 사람에 밀리지 않아서 너무나도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국내는 조명이 설치된 벚꽃놀이를 밤늦게까지 즐길 수 있지만, 이곳은 6시경이면 공원에서 모두 나가야한다고 했다. 전혀 조명시설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란다. 아쉽게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밤 벚꽃’의 또 다른 아름다움과 정취를 알지 못할 것이다. 

다음날 비가 오면 벚꽃이 다 질까봐 지난번 갔었던 ‘OVERPECK COUNTY PARK’로 출동했다. 이곳에도 흰색, 핑크색 벚꽃들이 만개해 넓고 파릇파릇 자란 잔디와 어울리며 묘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다. 오늘은 구름이 끼고 바람도 불어서인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 조용했다. 그래서 공원을 한바퀴 돌면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두 달 기념촬영과 물놀이
두 달 기념촬영과 물놀이

이렇게 태어난 지 60일째를 맞았던 보라와 함께 주말을 밖에서 지냈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오자 사위가 처음으로 손녀딸인 보라와 함께 물놀이를 하겠다며 욕조에 물을 받았다. 욕조 속에서 사위가 보라의 손을 잡아주니 더 안정감을 느꼈는지 보라는 동동 잘 떠있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그 속에서 뽀글뽀글 물방울 같은 것이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 뭔가 했더니만 너무나도 편안했는지 보라가 ‘응야’를 하는 바람에 모두들 웃음 터졌다. 보라는 그래도 좋다고 재미있게 발차기를 하지만 더 이상은 물놀이를 할 수가 없었다. 아쉽지만 물놀이를 접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물세, 가스비를 내지 않아도 되기에 앞으로 부녀의 최고 놀이는 물놀이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집에서는 가스비 걱정도 없고, 한겨울에도 난방이 너무나 잘되어 있어 셋이서 살기에는 부담 없는 것 같다. 물을 좋아하는 부녀에게는 천만다행이다. 부녀의 첫 물놀이는 딸의 ‘황금 응아’로 인해 전신 마사지하는 걸로 마무리 되었다.

이렇듯 보라와 알콩달콩 사는 세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딸과 사위의 첫 만남과 관련된 재미있는 예전의 일들이 생각났다.

2014년 9월경 어느 날이었다. 딸이 카톡으로 남자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나에게 보여줬다.
나는 ‘일본사람이야?’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나는 누구 소개로 만났냐고 물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누구 소개로 만난 것이 아니었다. 

곱창으로 인스타에서의 첫 만남과 데이트
곱창으로 인스타에서의 첫 만남과 데이트

5월 즈음 인스타그램에서 #곱창, #뉴욕이라는 해시태그로 딸이 K-TOWN에서의 곱창구이 사진을 올렸었는데 사위가 곱창이란 단어를 찾아 보던 중 딸의 계정을 타고 들어와 팔로우하면서 대화를 주고 받았다. 그러다가 결국 2014년 8월 15일에 맨하탄의 곱창집에서 만나서 곱창안주에 소주를 마시며 첫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첫 만남답지 않게 어색함 없이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고, 그래서 지금 만나는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었다.

그 당시 인스타그램이 뭔지 잘 몰랐던 나는 “이 무서운 세상에 대체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누군지 알고 겁 없이 그렇게 만나고 그러느냐. 잘못해서 원조교제도 생기고 유부남을 만날 수도 있고, 못된 아이면 어떻게 하려구. 잘 살펴보고 많은 대화를 나누고 만나보도록 해”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딸은 “걱정마, 내가 잘 알아서 할께”라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운동을 좋아하기에 함께 등산도 가고, 산속에서 함께 자전거도 탔다. 짚라인, 카약, 크레이 사격장, 볼링장, 스키도 함께 했다. 경마장, 야구장 등도 구경해 보았다면서 딸은 연애를 신나고 재미나게 하고 있다고 했다.

할로윈데이에는 둘이서 경찰복장으로 꾸미고 맨하탄에서 데이트를 했기도 했단다. 그해 겨울에는 둘이서 스키 타러가서 보드를 가르쳐 주고 배우다가 잘못 넘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팔을 다쳐 며칠간 침도 맞으러 다니고 고생도 하면서 크리스마스도 보냈다고 했다. 성인이기에 내가 간섭할 문제도 아니었다. 멀리 떨어져 있기에 그저 딸이 현명하게 잘 생각해서 사귀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었다.

딸의 졸업작품 전시회에도 남자친구는 참석했다. 둘이서 워싱턴으로 벚꽃 구경도 다녀오고, 보스톤에 유명한 굴을 파는 식당에 가기도 했다. 딸은 맛있게 신선한 굴을 먹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위에게 굴은 처음 먹어보는 것이었다. 사위는 씹지도 않고 그냥 여자친구가 좋아하니 냅다 꿀떡 삼켜버렸다고 했다. 하긴 데이트하는 연인 사이이니 남자가 못 먹는다고 할 수도 없기에 마음 단단히 먹고 한 두개쯤 그냥 꿀꺽했던 것이다. 상상되는 모습이다

2015년 놀이동산에서 사위와 첫 만남과 졸업식
2015년 놀이동산에서 사위와 첫 만남과 졸업식

2015년 딸의 대학 졸업식을 앞두고서 5년 만에 딸을 보기 위해 나 혼자서 미국에 갔다. 이틀 만에 SIX FLAGS 놀이동산에서 남자친구와 첫 인사를 나누었다. 그날 종일 함께 놀이기구 타고 놀다가 돌아왔다. 그리고 5월 20일 졸업식장에 큰고모부, 딸의 친구, 그리고 그 당시 딸의 남친이 함께 축하해 주기위해 졸업식장에서 만다. 그래서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꽃돌이’로 참석해 준 그 남친을 2번째 볼 수 있었다. 

저녁에는 조카와 딸의 친구들과 함께 졸업축하 식사를 효동각에서 했다. 그리고 맨하탄의 재즈바에서 셋이 공연을 보며 와인도 마셨다. 두 사람은 공연 가수의 앨범에 사인도 받아 나에게 선물로 주었다.

재즈바 공연을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우리 아버지가 그 옛날 그토록 미국을 오고 싶어 하셨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셨기에 우리 딸이 할아버지의 꿈을 대신해 이 먼 곳까지 온 것이로구나. 그래서 우리 딸이 할아버지 대신 살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렇듯 딸과 남자친구의 배려로 이런 멋진 곳에서 처음으로 재즈공연을 보면서 아버지가 생각났다. 나는 아이들 몰래 눈물을 훔치며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졸업식 다음날 새벽. 딸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차곡 차곡 모은 돈으로 나와의 5박 6일 동안 서부 샌프란시스코로 효도여행(?)을 갔다. 아주 행복한 여행이었다. 우리는 그동안 서로 떨어져 고생했던 이야기, 보고 싶었던 이야기, 모녀만이 나눌 수 있는 수많은 수다를 떨며 함께 끌어안고 울다가 또 한껏 웃었다. 결코 잊지 못할 둘만의 여행을 만끽하고 돌아 왔었다.

그리고는 5월 28일 출국하던 날. 딸이 사는 아파트로 남자친구가 차를 가져와 출국할 짐을 다 실었다. 그리고 보내주던 사진으로만 보았던 “OVERPECK COUNTY PARK”를 처음 셋이서 산책했다. 쇼핑몰을 구경하다가 밤 9시경에 JFK 공항으로 둘이서 나를 배웅해 주었다. 우리 세 사람은 3번의 만남의 시간을 갖고 헤어져 돌아왔었다.

그 당시 딸의 남자친구였던 사위는 나와 만날 당시에는 둘은 친숙한 1년여의 만남의 시간을 가진 후였다. 사위의 사진도 많이 보고 사위의 이야기도 많이 들어서 친숙했지만 그래도 직접 만나보니 느낌이 달랐다. 둘 사이에 나이 차이가 조금 나지만 둘이 잘 지내는 모습이 예쁘고, 좋아 보였다. 나는 한국으로 돌아오며 그 둘의 만남이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했었다. 인연이 된다면 또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마음으로 마음 편히 한국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지금 내 눈앞에는 보라가 있다. 60일이 지나며 부쩍 눈맞춤도 잘하고, 앙증맞은 입을 달싹거리며 외마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또 혼자 누워서도 팔, 다리를 쭉쭉 올리고 흔들어 대는 모습을 보였다. 딸과 사위의 사랑의 결실이 세상 편한 모습으로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 보라가 매일 매일 자라는 게 신기했다. 그러면서 속절없이 가버리는 시간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다음편에는 보라 할배와 함께 하와이에서 만났던 2016년의 여행 이야기, 헨릭슨 사무실 방문과 브로드웨이, 벡셀전망대 방문 소식을 전달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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