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은의 시시콜콜3]포스콤 사태, 필요한 것은 숙의민주주의와 사회적 공론화 통한 합의
[나도은의 시시콜콜3]포스콤 사태, 필요한 것은 숙의민주주의와 사회적 공론화 통한 합의
  • 나도은 교수
  • 승인 2019.05.0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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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는 실종되었고, 정치는 중재를 포기하고 이해관계자로 남았다
나도은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나도은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미디어고양파주] 지난 2019년 4월 8일 고양시는 포스콤에 2016년 7월 13일 서정초 학부모대책위 위원장, 포스콤 대표, 정재호 국회의원실 보좌관, 경기도의원, 고양시 도시주택국장 간에 이뤄진 ‘서정초 앞 도시형 공장 관련 최종 합의서’ 1항의 '신축 중인 포스콤 건축물에 방사선 차폐시설을 입주시키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스콤이 위반했다는 사유로 '공장등록 취소처분 사전통지'를 보냈다.

포스콤이 사전 협의 없이 차폐시설을 설치·운영해 온 것을 최근 알게 되면서 합의서 위반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한 것이다.

공장등록 취소에 몰린 휴대용 엑스레이(X-ray)기기 시장점유율 세계 1위 기업인 포스콤은 당시 서정초등학교가 공사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양시장 명의 추천서로 서정초 정문 앞 공장용지를 LH로부터 분양받았다.

그러나 포스콤은 방사선 위험성을 우려한 서정초 학부모들의 반발로 행정심판 등을 거쳐 부지매입 5년여 만인 지난 2015년 12월경에야 착공을 시작했다.

‘서정초 앞 도시형 공장 관련 최종 합의서’ 서명(2016.07.13.) 후 2년 반이 지난 2019년 3월 14일, 고양시 주관으로 차폐시설과 성능검사실에 대한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한국방사선학회·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등 정부 전문기관의 안정성 검사를 실시했다.

따라서 포스콤은 안전성 입증을 통해 합의이행의 전제조건인 “포스콤 건축물에 방사선차폐시설을 입주시키지 않는다"는 조항 자체가 원천전으로 불성립하기 때문에 공장등록 취소는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고양시와 서정초 학부모들은 방사선 위험성 여부와 관계없이 상호합의한 내용을 어기고 차폐시설을 설치한 것은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엄정하게 법을 집행한 것뿐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산업집접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장등록 시 붙인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공장등록을 취소하도록 되어 있고, 이 조건은 고양교육지원청 부관인 ‘지하 내 방사선 제조시설, 성능검사실이 입주하지 않도록 주민과 학부모 및 학교 측과 합의가 되어 있는바, 반드시 이행하시기 바람’이라고 적시되어 있는 내용을 말한다.

이에 대해 포스콤 측에서는 원자력안전법에 ‘방사선량 한도 이하가 되도록 필요한 차폐벽이나 차폐물을 설치할 것’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막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합의 내용은 문제가 있으며, 더군다나 이 합의서는 건축공사가 진행 중인 다급한 상황에서 고양시, 국회의원실, 경기도의원, 학부모대책위 등 4개 집단의 압력에 의해 강요된 서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요된 합의서라는 포스콤 측의 주장에 대해 민경선 도의원은 “합의를 위해 모인 주체들이 각자 이해관계가 있는데 강요를 했다고 해서 합의를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중재자역을 포기하고 서정초 학생들의 안전성을 우려한 학부모의 집단 민원을 앞세운 지역정치권의 정치적 이해득실과 이에 보조를 맞춘 무책임한 행정행위로 도시브랜드화할 수 있는 유망기업의 사업권을 심각하게 침해함으로써 지역경제의 큰 손실을 초래했다는 비판이다.

저간의 상황은 대략 이랬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결론은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 몫으로 떨어질 것이다. 학부모들은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는 여러 선택지를 보지도 못한 채 일상으로 돌아올 것이며, 기업은 글로벌한 지위를 상실하고 도시를 원망하며 떠날 것이고, 도시는 글로벌한 도시브랜드 획득의 기회를 상실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계기를 붙잡지 못하고 소비 자족적인 베드타운의 지위를 탈각하지 못한 채 언제 그랬냐는 듯 무사안일로 또 책상을 지킬 것이며 정치는 이해관계자들을 방치하고 분열을 조장해 그 위기에 기생함으로써 정치적 이익을 최대화하고 독점하려 할 것이다.

문제의 초점은 합의의 정당성 여부나 법 위반의 문제가 아니고 이해관계자의 가치가 침해되지않고 각각 최대화될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도시의 성숙된 사회적 자본의 실재 여부와 실질적인 합의도출 가능성과 진정성 여부다.

포스콤 사태에는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고 대립하고 있다. 또한, 서로에겐 각자 훼손되지 말아야 할 고유가치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물러설 수 없는 이해관계자들의 가치를 어느 누가 조정하고 이를 사회적 합의로 이끌어 낼 것인가의 문제이고 이는 결국 정치와 시민사회의 성숙된 집단지성으로 발현되는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공론화를 통한 숙의민주주의의 힘이다.

이번 사태로 새롭게 확인한 것은 자치분권과 숙의민주주의와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시민사회와 주체가 실종되었고 국민, 시민의 종복이라는 정부가 적극적인 이해관계자로 변신하고 정치적, 사회적 통합과 도덕적 책임을 방기한 정치권과 그것을 넘어선 그 무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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